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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떨림과 울림 :우리 일상의 풍경속에서의 물리학

by bijudreamlog0409 2026. 9. 22.

어지럽게 쌓인 서류나 책상을 보며 "왜 청소하지 않아도 방은 저절로 지저분해질까" 한 번쯤 투덜대본 적이 있으신가요? 혹은 세상일이 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아 답답할 때, 이 거대한 세상이 대체 어떤 법칙으로 돌아가는지 문득 궁금해진 적도 있으실 겁니다. 학창 시절 물리학이라 하면 칠판을 가득 채운 복잡한 공식과 당장 내 삶과는 하등 상관없어 보이는 외딴 세계의 언어처럼 느껴져 멀리하기 바빴지요.

하지만 양자물리학자 김상욱 교수의 《떨림과 울림》은 그런 딱딱한 선입견을 아주 다정하게 허물어뜨립니다. 이 책은 우주를 해부하듯 차갑게 분석하는 대신,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일상의 풍경 속에서 물리학이라는 따뜻한 결을 발견해 내도록 이끕니다.

1. 내 몸을 이루고 있는 가장 오래된 레고 블록들

책장을 넘기다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원소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과학 시간에 외웠던 주기율표 속 기호들이 이토록 생생하게 다가온 적은 없었습니다.

  • 탄소- 만능 조각가: 손이 네 개나 달려 있어 다른 원소들과 이리저리 다정하게 손을 잡고 무궁무진한 형태를 빚어냅니다. 연필심도, 반짝이는 다이아몬드도 모두 탄소이듯, 우리 몸의 뼈대와 생명의 설계도를 묵묵히 지탱해 줍니다.
  • 산소 - 따뜻한 에너지 배달부: 우리가 매일 먹는 영양소가 몸속에서 은은하게 타올라 살아갈 힘을 낼 수 있도록 쉼 없이 불을 지펴주는 일꾼입니다.
  • 질소 - 든든한 방패: 공기 중에 가장 넓게 퍼져 있으면서도, 불이 너무 급하게 붙지 않도록 차분하게 속도를 조절해 주는 고마운 중재자입니다.

우리가 평소에는 까맣게 잊고 살아가지만, 내 손가락 하나, 깊은숨 한 번에도 이 오랜 원소들의 숨결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는 사실이 새삼 참 신기하고 고맙게 다가옵니다.

책 속의 한 구절 

"우주가 우리에게 보낸 선물인 탄소는 생명의 그물망을 촘촘히 엮어내고, 산소와 질소는 그 생명이 꺼지지 않도록 숨을 

불어넣는다."

2. 책 속 한 구절이 건네는 깊은 울림과 감상

"우리가 서로에게 전하는 마음과 온기 역시, 결국엔 이 거대한 우주 속에서 원자들이 우연히 만나 만들어내 가장 찬란한 떨림이 

아닐까."

이 문장을 마주했을 때, 가슴 한구석이 찌릿하면서도 묘한 위로가 밀려왔습니다. 우리는 종종 세상이라는 거대한 무대 앞에서 나라는 존재가 너무 보잘것없고 외로운 혼자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내가 겪는 아픔이나 타인과 나누는 따뜻한 눈빛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회의에 빠지기도 하지요.

하지만 저자의 이 시선을 빌려보면, 우리의 삶은 결코 우연히 버려진 먼지 같은 게 아니었습니다. 수십억 년 전 별의 폭발로 흩어진 원소들이 이토록 정교하게 모여 '나'라는 우주를 이루고, 또 다른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그 자체로 기적 같은 일입니다. 차갑게만 느껴졌던 과학의 언어가 이토록 다정한 문장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것에 깊은 여운을 느꼈습니다.

3. 시간의 화살과 엔트로피, 그리고 매일의 소중함

시간은 왜 늘 과거에서 미래로만 흘러갈까요? 책에서 비중 있게 다루는 '엔트로피(무질서도)'라는 개념은 이 질문에 독특한 시선을 던집니다.

방을 잠시만 돌보지 않으면 저절로 어지러워지고, 한번 깨진 컵은 다시 예전 모습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것처럼, 우주의 모든 것은 자연스럽게 무질서해지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우리가 사는 이 시간의 방향을 증명하는 것이 바로 엔트로피의 증가입니다.

생각해 보면, 매일 어지러워지는 일상 속에서 우리가 마음의 균형을 잡고 살아가는 이 평범한 하루 자체가 사실은 우주의 거대한 무질서 속에서 에너지를 쥐어짜며 힘겹게 지켜내고 있는 기적 같은 순간인지도 모릅니다. 오늘 하루가 무탈하게 흘러간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예외인지 문득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4. 물리학만으로는 다 담아낼 수 없는 우리 삶의 결

물론 저자의 모든 이야기에 전부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의 복잡한 일들이나 인간의 깊은 감정까지 물리 법칙이나 엔트로피라는 커다란 틀로 환원해 보려고 하면, 어딘가 마음 한구석이 허전해지기도 합니다. 사람이 겪는 아픔이나 세상의 부조리한 슬픔을 원자의 진동이나 통계만으로 전부 설명할 수는 없을 테니까요. 과학이 건네주는 명쾌한 시선도 소중하지만, 그 차가운 공식 위에 인간적인 온기와 우리만의 주거니 받거니 하는 의미를 얹는 일은 언제나 온전히 우리의 몫으로 남겨집니다.

5. 물리학을 알고 나면 일상이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김상욱 교수는 과학이 단순한 지식을 쌓는 일이 아니라, '세상을 대하는 다정한 태도'라고 이야기합니다. 그 말을 마음속으로 천천히 곱씹어 보니, 복잡했던 일상을 대하는 마음가짐에도 작은 여유가 생깁니다.

  • 무질서가 찾아와도 스스로를 토닥이기: 바쁜 일상 속에서 방이나 업무 스케줄이 엉망이 되는 건 자연스러운 우주의 법칙(엔트로피 증가) 일뿐입니다. 너무 자책하지 말고,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에너지를 더해 시스템을 가다듬으면 그만입니다.
  • 나와 타인의 보이지 않는 '관계' 살피기: 세상의 모든 힘이 홀로 외롭게 존재하지 않고 보이지 않는 장(Field)을 통해 서로 연결되듯, 내가 건넨 말 한마디가 내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파동으로 스며들지 한 번 더 부드럽게 돌아보게 됩니다.

마무리하며

《떨림과 울림》은 딱딱하게 지식을 주입하는 과학책이라기보다, 차가운 이성과 따뜻한 문장이 조용히 손을 잡고 걸어가는 한 편의 아름다운 에세이 같았습니다.

오늘도 복잡하고 어지러운 일상 속에서, 저마다의 다정한 질서를 지켜내고 계신 여러분은 우주와 일상의 연결고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여러분만의 따뜻한 생각을 편하게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