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37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이 준 정답:50대에 비로소 깨달은 관계의 무게 사람을 참 좋아하며 살아왔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며 스친 따스한 학부모들과의 인연, 깊은 밤 술 한잔에 마음을 터놓던 지인들, 봉사현장과 글쓰기 모임에서 피어난 수많은 웃음소리까지. 지난날 제 삶을 가장 풍요롭게 채워준 바탕은 언제나 '사람'이었습니다.하지만 50이라는 나이의 문턱을 넘어서며 마음결에 작은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토록 가슴 뛰던 만남이 어느 순간 피로라는 소리 없는 짐으로 다가왔고, 북적이는 모임보다 홀로 조용히 찻잔을 기울이는 시간 속에서 훨씬 더 깊은 안도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사람이 좋던 내가 왜 이토록 타인과의 거리에 지치게 되었을까?'마음속을 감도는 이 쓸쓸한 질문 끝에 오랜만에 서가를 서성이다가, 얇게 먼지가 앉은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접힌.. 2026. 10. 14.
책 《셀프퓨처》를 읽고:50대, 꺾이는 체력 앞에서 꺼내든 인생의 지침서 오락가락하는 가을 날씨, 옷장에서 찾아온 자괴감 무덥던 여름이 언제 지나갔느냐는 듯이 불과 몇 주 사이에 날씨가 더웠다 추웠다 오락가락하며 서늘하고 쌀쌀한 기운을 내뿜기 시작하였습니다. 여름내 편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매일 입던 반팔 옷을 뒤로하고, 차가워진 공기에 맞춰 옷장 깊숙이 넣어두었던 긴팔과 긴바지를 찾아 꺼내어 입기 시작하였습니다.사실 얼마 전부터 다시 마음을 다잡고 며칠 동안 운동을 시작했던 터라, 내심 ‘며칠간 부지런히 움직였으니 살이 살짝 빠졌겠지’ 하는 작은 기대감을 안고 체중계 위에 올라섰습니다. 하지만 계측기 화면에 찍힌 숫자는 내 기대와는 달리 오히려 늘어난 나의 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순간 밀려오는 묘한 자괴감과 ‘이 기분은 도대체 뭘까’ 하는 허탈함을 뒤로한 채, 그.. 2026. 10. 12.
《이기적 유전자》긴 연휴, 치킨 한 마리에서 피어난 부모의 마음이 건네는 생명의 본질 길어지는 연휴, 식욕이라는 무서운 불꽃과 가벼워지는 지갑 유독 기다란 휴일의 달력이 펼쳐지면 부모의 마음은 묘한 이중주를 奏(주)합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집안을 채우는 안도감 뒤로, 나날이 가벼워지는 지갑과 버거워지는 식비 고지서라는 현실의 그림자가 짙게 깔리기 때문입니다. 모처럼의 자유를 얻은 아이들은 밖에서 온몸으로 에너지를 발산하고 돌아와 마치 작은 식신이라도 된 듯 쉴 새 없이 먹을 것을 찾습니다.한창 눈부시게 자라나는 자식들의 입에 음식이 들어가는 모습만 봐도 가슴이 차오른다지만, 팍팍한 살림살이를 살피다 보면 솟구치는 식비를 보며 가슴 한구석이 서늘해지는 것 또한 숨길 수 없는 현실입니다. 차마 "조금만 먹으라"라며 아이들의 식탐을 꺾을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마음껏 풍족하게 사주지 못하는.. 2026. 10. 10.
도서리뷰- 《더 해빙(The Having)》 : 5,000원짜리 시장 비빔밥에서 깨달은 부의 비밀 솔직 후기 5,000원짜리 시장 비빔밥 그릇에 담긴 팍팍한 삶과 온기 어느 날 고단한 일상의 쳇바퀴를 돌리던 중, 반가운 친구의 전화 한 통이 휴대폰 화면을 채웠습니다."오늘 점심, 시장 구석에 있는 그 5,000원짜리 비빔밥 먹으러 가지 않을래?"한 끼에 만 원권 한 장이 우습게 빠져나가는 서슬 퍼런 고물가 시대입니다. 주머니 사정이 서늘해질 때마다 생각나던 시장통 비빔밥 집은, 단돈 5,000원으로 갓 구운 계란프라이와 정성 어린 나물, 든든한 정을 눌러 담아주는 가뭄 속 단비 같은 곳입니다. 점심시간에 찾아간 시장은 여전히 북적였고, 커다란 프랜차이즈 식당들은 휑한 반면 우리가 찾은 작은 가게 앞에는 길게 줄이 이어져 있었습니다. 본능적으로 가격과 맛, 그리고 사람 냄새가 나는 곳으로 발걸음이 모여드는 까닭입.. 2026. 10. 7.
《나의 완벽한 장례식》9월 추석길, 17년 전 떠난 아버지를 회상하며 9월의 보슬비, 17년 전 대구 병원으로 향하던 슬픈 새벽 유난히 비가 보슬보슬 내리던 9월의 추석이었습니다. 제게는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밝혀주셨던 인생의 멘토이자, 언제나 그늘 없이 나를 품어주셨던 아버지를 찾아뵙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팍팍한 일상의 쳇바퀴를 돌리다 보면 일 년 중 단 한 번이라도 마음을 정돈하고 아버지를 찾으러 가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습니다. 그리운 마음을 가슴에 품고 친정으로 향하는 길, 자동차 유리창을 스치는 빗방울 너머로 17년 전 그 아득했던 새벽의 기억이 왈칵 밀려왔습니다.아버지가 우리 곁을 황망히 떠나신 지도 어느덧 1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막내 여동생의 결혼식을 불과 한 달 앞두고 있던 날이었습니다. 갑자기 배가 아프다 하셔서 병원으로 향하셨는데.. 2026. 10. 6.
[에세이]왜 당신은 태도가 아니라 인생을 탓하는가- 긴 연휴의 끝에서, 맥주 한 잔과 책 한 권으로 배우는 엄마의 태도 .10월 황금연휴, 아이들의 웃음소리 뒤로 짙어지는 엄마의 한숨 10월 3일 개천절부터 10월 5일 대체공휴일까지 꼬리를 무는 나흘간의 황금연휴. 아이들에게는 학교와 학원이라는 일상의 굴레를 벗어나 자유를 맘껏 누리는 축제와도 같습니다. 하지만 집안을 가득 채우는 아이들의 쉼 없는 에너지를 감당하고, 삼시 세끼 식탁을 차려내야 하는 엄마들에게 길어진 연휴는 즐거움보다 은근한 중압감으로 다가오곤 합니다.연휴 초입, 답답함에 마른 숨을 내쉬던 제게 동생 수진이가 무심히 책 한 권을 건넸습니다.《왜 당신은 태도가 아니라 인생을 탓하는가》표지에 선명하게 박힌 '태도'라는 단어가 시선을 단숨에 낚아챘습니다. 살아가며 우리는 얼마나 자주 내 가난한 환경을 원망하고, 운명의 비정함을 탓했던가요. 하지만 이 책은 인생.. 2026. 10.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