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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스님이 30대 청년의 시절 던진 뜨거운 경종, 낡은 옷을 벗어라

by bijudreamlog0409 2026. 8. 29.

낡은 옷을 벗어라 p213 한 구절 박비주쓰다.(화선지,먹,붓)

 

이 책은 법정스님이 1963년부터 1977년까지 쓴 글들을 모아 놓은 수필집으로, 스님의 사상적 기틀과 원숙해지기 전의 뜨겁고 예리한 비판 의식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전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단순히 종교적 구도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타성에 젖은 당대 승가의 부패와 안일함을 꼬집는 뼈아픈 일침부터 시작해, 물질만능주의에 물들어 가는 현대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 그리고 자연과 어우러져 가난하게 살아가는 삶의 가치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룹니다. 낡은 고정관념과 습관, 그리고 구태의 연한 사고방식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날마다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는 강력한 쇄신의 메시지가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줄거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시, 산문, 설화, 논단 중에서 첫 번째로 제 마음에 와닿은 구절은 당대 사문들의 안일함을 비판하여 쓰신 문장이었습니다.

 

"사문이란 더 말할 것도 없이 도에 뜻을 둔 구도자이다. 세속적인 온갖 것을 버리고 출세간적인 청정도를 닦는 수행자이다. 그런데 오늘날 이 고장에 살고 있는 사문들의 생태는 어떠한가? 반문할 여지도 없이 우울할 뿐이다. 0대와 20대는 '학교병'에 드로, 30대는 

'주지병' 4,50대는 '안일병에 걸려 있다고."

               -낡은 옷을 벗어라 중

 

이 구절을 선택한 이유는 비단 종교인들만의 이야기로 읽히기 않았기 때문입니다. 읽는 순간, '수행자'라는 단어 자리에  '나 자신'을  넣어보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저마다의 꿈과 구도를 마음에 품고 사회에 첫발을 디딥니다. 그러나 어느덧 시간이 지나고 특정 위치에 오르게 되면, 처음에 품었던 뜨거운 열정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그저 현재의 안정과 권력, 편안함을 탐하는 '안일병'에 걸리곤 합니다.

저도 제 일을 한지 한 곳에서 20년째입니다. 개인적인 사업을 병행하면서 타성에 빠져 있었습니다. 매일 아침 습관처럼 출근하고 적당히 타협하며 하루를 때우고, 저녁에 퇴근 후 휴대폰을 보며 의미 없이 시간을 보냈습니다.'이만하면 됐겠지, 남들도 다 이렇게 사는데'라며 스스로를 위한 했던 것 같습니다. 저의 비겁한 모습이 스님의 칼날 같은 문장 앞에서 폭로되는 기분이었습니다. 

 

p213 (법구 오게)

"원한을 원한으로 갚으려 하면 원한은 그칠 새가 없다. 다만 원한을 버림으로써 그치나니 이법은 영원히 변치 않으리라"

 

이 구절은 법구경에 나오는 가장 유명한 성구 중 하나로 인과의 고리를 끊어내는 상생과 지혜에 대한 깊은 가르침을 담고 있습니다.

원한을 원한으로 갚는 행위는 불을 불로 끄려는 것과 같습니다. 누군가 나에게 상처를 주었을 때 똑같이 복수하면, 상대방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기보다 새로운 상처와 억울함을 느껴 다시 복수하려 듭니다. 

결국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불러일으키며 끊임없이 자라나는 "끝없는 악순환"을 만듭니다.

원한을 갚는 순간에도 잠깐의 쾌감을 느낄지 몰하도, 결국 양쪽 모두를 파멸로 이끄는 미움의 톱니바퀴에 갇히게 됩니다.

'원한을 버린다'는 것은 단순히 상대방의 죄를 용서해 주는 시혜적인 태도가 아닙니다. 나 자신을 원한의 독으로부터 구출해 내는 지혜로운 선택입니다. 

원한을 품고 있는 동안 가장 먼저 파괴되는 것은 상대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의 마음입니다. 내 마음속에 미움과 분노라는 뜨거운 숯불을 쥐고 있는 격입니다. 원한을 내려놓는 순간, 상대방에게 매여 있던 내 삶의 주도권이 비로소 나에게로 돌아옵니다.

 스님이 평생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했던 삶의 지혜는 분명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 옷이 낡아지듯, 우리의 사고방식과 삶의 태도 역시 끊임없이 경계하지 않으면 낡고 부패하기 마련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날마다 스스로를 돌아보며 내 마음에 들어찬 헛된 집착과 타성의 껍질을 벗어내야 합니다. 

혹시 지금 삶이 답답하고, 매일 똑같은 일상에 지쳐 길을 잃은 느낌이 든다면 잠시 멈춰 서서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할 것입니다.

"나는 지금 어떤 낡은 옷을 걸친 채 어정쩡하게 서 있는가?"

해답을 찾아가시길 바라겠습니다.

 

 

  낡은 옷을 벗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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