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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긴 연휴의 끝에서, 맥주 한 잔과 책 한 권으로 배우는 엄마의 태도

by bijudreamlog0409 2026. 10. 5.

10월 3일 개천절부터 시작해 10월 5일 대체공휴일까지 이어지는 나흘간의 황금연휴. 아이들에게 이번 연휴는 학교와 학원이라는 매일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길어질수록 엄마들의 한숨 또한 깊어진다. 삼시 세끼를 차려내고, 온종일 집안을 가득 채우는 아이들의 넘치는 에너지를 감당해야 하는 엄마들에게 긴 연휴는 사실 즐거움보다는 '고난의 시작'에 가깝기 때문이다. 나 역시 연휴 초입부터 가슴 한구석이 답답해져 오름을 느꼈다.

그러던 중, 연휴가 시작되던 날 동생 수진이가 무심히 나에게 책 한 권을 건넸다. 《왜 당신은 태도가 아니라 인생을 탓하는가》

책 표지에 또렷하게 새겨진 '태도'라는 두 글자가 순식간에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살면서 우리는 얼마나 자주 자신의 삶을 탓하고 환경을 원망했던가. 하지만 이 책은 인생이라는 결과물이 아니라, 그 인생을 대하는 '태도'의 문제임을 정면으로 지적하고 있었다.

1. 아이들을 뒤로하고 나눈 맥주 한 잔, 그리고 우리의 지나온 날들

연휴의 중간 즈음, 우리는 아이들을 잠시 뒤로하고 집 근처 자그마한 펍에서 맥주 한 잔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시원한 맥주 한 모금이 목을 타고 넘어가자 그동안 억눌려 있던 마음속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생각해 보면 우리 두 사람이 자라온 환경은 그리 탄탄하지 않았다. 각자 어린 시절 겪었던 역경과 외로움, 경제적 어려움이나 결핍, 그리고 타인에게 말하지 못했던 수많은 감정의 상처들이 지금의 우리를 만든 배경이 되었다. 술잔을 기울이며 우리는 자연스럽게 과거를 복기했고, 그 질문은 자연스럽게 '부모로서의 우리'로 이어졌다.

 

"우리가 이렇게 힘들게 자랐으니, 우리 아이들만큼은 절대로 그런 외로움과 결핍을 느끼지 않게 키우고 싶어.'

 

우리는 입을 모아 말했지만, 막상 '그렇다면 아이들을 어떻게 키우는 것이 정답인가?'라는 질문 앞에서는 턱 막히고 말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 중 누구도 육아의 명쾌한 정답을 내릴 수 없었다.

나는 아이가 셋이고, 수진이는 아이가 둘이다. 같은 부모 밑에서 태어나 같은 집에서 자라는 아이들조차 성향과 취향, 타고난 기질이 전부 제각각이다. 하물며 다른 가정을 꾸리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공통된 가르침이나 사랑의 방식을 하나로 정의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아이마다 필요한 사랑의 형태가 다르고, 마주하는 상황마다 적용해야 할 원칙이 다르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2. 삶의 철학, 그리고 책이 건네는 삶의 지혜

결국 스스로 정의 내리지 못한 육아와 삶의 해답을 찾기 위해, 우리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수진이가 전해준 책의 내용으로 넘어갔다. 이 책이 관통하고 있는 핵심은 바로 인생을 바라보는 '철학적 태도'에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철학은 결코 아카데믹하고 어려운 학문이 아니다. 철학의 숭고한 뜻은 "외부의 거친 환경이나 바꿀 수 없는 운명에 자신을 내맡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주체적으로 해석하고 스스로의 태도를 선택해 나가는 삶의 지혜"에 있다. 결국 인생의 불행은 운명이 나빠서가 아니라, 그 운명을 대하는 나의 왜곡된 태도와 지혜의 부재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이 책은 줄곧 강조하고 있다.

책 속에는 육아와 부모의 역할에 대해 깊이 통찰하게 만드는 내용이 담겨 있다. 책에서는 *'아이에게 완벽한 환경을 제공하려는 부모의 집착은 도리어 아이의 자립심을 꺾고, 부모의 왜곡된 불안을 투사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조언한다.

이 구절을 마주하는 순간, 나의 지난 육아 태도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내가 어린 시절 느꼈던 결핍을 메워주기 위해 아이에게 쏟아부었던 과도한 관심과 통제가, 사실은 아이를 위한 사랑이 아니라 내 과거의 상처를 보상받기 위한 나의 '불안한 태도'였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3. 완벽하지 않기에 오늘도 성장하는 엄마로

연휴의 한가운데서 수진이와 함께 책을 매개로 마음을 나누고, 서로의 고민을 솔직하게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었다. 혼자만 짊어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육아의 무게와 삶의 번민이, 대화와 독서를 통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나는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지만, 여전히 삶의 지혜가 부족하고 깨달음 역시 턱없이 모자라다. 때로는 아이들에게 감정적으로 화를 내기도 하고, 때로는 지나간 과거나 불확실한 미래를 탓하며 불평을 늘어놓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연휴, 맥주 한 잔과 책 한 권이 나에게 준 가르침은 명확하다. 인생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수많은 사건들로 채워지지만, 그 사건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할 것인가 하는 '태도'만큼은 오롯이 나의 선택이라는 점이다.

아이들의 각기 다른 성향을 인정해주지 못했던 조급함, 환경을 탓하려 했던 연약함을 반성한다. 비록 지금은 부족한 엄마다. 그러나 내 인생과 아이들의 삶을 원망하거나 탓하지 않고, 매 순간 바른 태도로 삶을 바라보며 스스로 성장해 나가는 엄마가 되고 싶다. 오늘 밤, 아이들이 잠든 머리맡에서 다시 한번 책장을 넘기며 다짐해 본다. 삶을 바꾸는 것은 거창한 운명이 아니라, 오늘 내가 선택하는 '단 하나의 태도'라는 것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