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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암기의 시대는 끝났다:sk채용 사례로 풀어본 '거인의 공부'의 핵심 정리

by bijudreamlog0409 2026. 8. 17.

김익한 거인의 공부중 박비주 쓰다. (화선지,먹,붓)

 

하루가 다르게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성실하게 밥벌이를 해나가면서도, 문득 헛헛한 마음이 찾아올 때가 있다.

"나름대로 치열하게 살고 있는데, 왜 늘 이 모양이고 앞날은 막막하기만 할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록학자이자 작가인 김익한 교수님의 《거인의 공부》는 현대인들이 느끼는 이런 공허함의 뿌리를 '진짜 공부의 실종'에서 찾아낸다.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공부란 결국 남들보다 앞서기 위한 스펙 쌓기나 덩어리 지식을 욱여넣는 암기에 불과했기에, 세상이 조금만 바뀌어도 금세 쓸모가 없어지고 흔들리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오랫동안 '경쟁에 최적화된 인간'을 이상형으로 삼아왔다. 더 빠른 성과, 더 높은 효율, 더 강한 스펠이 곧 생존의 조건으로

인식되어 온 것이다. 그러나 인공지능을 비롯한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이 익숙한 공식을 무너뜨리고 있다."
-<<거인의 공부>>중에서

 

어제의 정답이 오늘 당장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시대다. 대기업의 채용 문부터 학교의 가르침까지 거대한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지금, 내 안의 잠든 힘을 깨우는 진짜 공부법이 무엇인지 내 생각과 엮어 짚어본다.

1. SK그룹은 왜 스펙을 치웠을까?: 지식 암기의 종말

옛날 취업 시장은 '누가 더 머릿속에 많은 지식을 구겨 넣었는가'를 따지는 학점과 자격증 판이었다. 하지만 우리 산업의 흐름을 쥐고 있는 SK그룹은 채용 방식을 완전히 뒤집었다. 정기 공채를 없애고 직무 중심의 수시 채용으로 바꿨으며, 뻔한 스펙 대신 종합역량검사와 블라인드 면접을 내세웠다.

SK가 바라는 인재는 단순히 백과사전처럼 아는 게 많은 사람이 아니다. 경영철학인 VWBE(자발적이고 의욕적으로 뇌를 굴리는 태도)처럼, 툭 던져진 낯선 문제 앞에서 스스로 길을 찾아내고 몰입하는 주체적인 사람을 찾는다.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수천 배 많은 지식을 단 1초 만에 척척 찾아내 요약해 주는 세상이다. *"무엇을 알고 있는가?"*라는 물음은 이제 아무런 무기가 되지 못한다. 시대를 앞서가는 기업들이 던지는 질문은 오직 하나다.

 

"정답이 없는 막막한 상황에 떨어졌을 때, 너는 어떻게 생각하고 문제를 풀어갈래?"

2. 《거인의 공부》가 말하는 진짜 공부의 3가지 결

이 변화의 물결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붙들어야 할까? 책에서 말하는 공부란 시험 점수를 쥐어짜는 기술이 아니라, 흔들리는 삶을 버텨내게 만드는 '생각의 근육'을 단단하게 키우는 일이다. 핵심을 세 가지로 꼽아볼 수 있다.

  • 나를 똑바로 읽어내는 힘 (자기 인식): 남들이 달리는 속도나 세상의 잣대에 휘둘리지 않고,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내셔널 스탠더드가 아닌 내 기준으로 찾는 일이다.
  • 생각의 뼈대를 세우는 일 (질문과 사유): 조각난 지식을 단순히 줍기만 하는 게 아니라, 서로 엮어보고 스스로 질문을 던지며 나만의 뼈대를 만드는 힘이다.
  • 손으로 옮겨 적는 실천 (기획과 기록): 머릿속에만 둥둥 떠다니는 생각을 글로 밖으로 꺼내고, 일상에서 아주 작은 행동으로 옮겨 삶의 결을 조금씩 바꿔나가는 과정이다.

3. 책장을 넘기다 밑줄을 긋게 만든 구절들

남들의 눈부신 성과와 비교하며 스스로를 볶아치는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묵직한 죽비 같은 문장들을 건네준다.

  • 불안의 밑바닥을 들여다보기: 내 걸음걸이로 가고 있는데 자꾸 남의 속도계에 나를 맞추려 하니 불안이 치솟는 것이다. 진짜 공부는 남과 비교를 끊고 '어제의 나'보다 한 뼘이라도 나아졌는가에 눈을 돌릴 때 시작된다.
  • "기대는 높은데 현실의 내 삶이 거기에 미치지 못할 때 그 간극에서 불안이 싹튼다. 여기에 매일 쏟아져 나오는 타인의 성공 신화와 눈에 보이는 격차가 기름을 붓는다. 남들은 저만치 앞서 가는데 나만 제자리인 것 같은 소회감과 열등감. 이것이 현대인의 불안을 더욱  짙게 만드는 주범이다."
  • 내 언어로 뱉어내는 사유의 힘: 책을 산더미처럼 쌓아두고 읽거나 강의를 백 개를 들은들 뭐 하겠는가. 내 머릿속에서 한 번 굴려 소화한 뒤, 내 투박한 언어로 노트에 적거나 입 밖으로 꺼내야 비로소 내 것이 된다.
  • "머릿속에 거대한 지식의 도서관을 지은 사람조차 그 문을 열고 세상 밖으로 지혜를 꺼내 놓는 일 앞에서는 작아지곤 한다. 아무리 깊은 식견과 비판적 사고를 갖췄다 해도 그것을 언너로 뱉어내지 못하면 상대의 마음에 가닿기 어렵다."
  • 힘을 빼고 오래가는 '느슨한 끈기': 이를 악물고 작심삼일로 끝내는 전력 질주는 살림에도 육아에도 독이다. 서두르지 않되 멈추지도 않는, 일상 속에 스며든 '슬렁슬렁'의 미학이 진짜 오래 버티는 힘을 만든다.
  • "공부가 고통스러운 자기 관리나 의무가 아니라, 일상의 틈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놀이가 될 때 우리는 지치지 않고 멀리 갈 수 있다."

4. 앞으로의 삶과 아이 키우는 자리에 적용할 것들

이 책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는 '정답을 빨리 찍는 재주'보다 '스스로 문제를 쥐고 씨름하는 힘'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

  • 정답 찾기에서 '문제 만들기'로: 아이들에게 문제집 답안을 채점하듯 다그치던 습관을 내려놓아야 한다. "왜 그럴까?" 하고 아이가 스스로 골똘히 생각할 수 있는 여백을 주어야 한다.
  • 스스로 익히는 힘 (Learnability): 어떤 낯선 지식이 들이닥쳐도 겁먹지 않고 내 것으로 흡수하는 '공부하는 요령' 그 자체를 체득해야 한다.
  • 기록의 습관화: 하루에 단 몇 줄이라도 책을 읽고 내 생각을 끄적이는 행위가 결국 생각의 체력을 기르는 가장 든든한 밑거름이 된다.

엄마의 자리에서 묵묵히 다져보는 다짐

책을 덮고 아이들을 바라보니, 엄마로서 내가 쥐여주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조금은 선명해진다.

큰아이에게는 닦달하는 잔소리꾼 대신, 가만히 앉아 아이의 속마음을 귀 기울여 들어주는 따뜻한 동반자가 되어주고 싶다. 숙제를 몇 개 했나 다그치기보다 스스로 일과를 짜보는 자기 주도권을 건네고, 규칙적인 생활과 단단한 루틴을 옆에서 묵묵히 잡아주려 한다.

작은아이들에게는 매일 조금씩 책상에 진득하게 앉아 몰입하는 고요한 시간을 선물하고 싶다. 어휘력과 책 읽기의 재미를 살뜰히 챙겨주면서, 형제끼리 절대 비교하는 말을 입에 올리지 않고 아이 각자의 결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 주는 것. 그게 엄마인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공부이자 지원일 것이다.

 

"더 이상 주어진 답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어렵다. 이 책은 외부의 자극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만의 속

도로 세상을 헤쳐갈 전략을 스스로 마련하도록 돕는다. 우리 안에는 이미 거인이 살고 있다."

-<<거인의 공부>>중에서

 

누가 채점해 주는 스펙 경쟁의 시대는 저물었다. 남들이 얼마나 빨리 내달리든 거기에 숨이 찰 필요는 전혀 없다. 중요한 건 얼마나 남보다 앞서 가느냐가 아니라, 내 박자에 맞춰 깊이 있게 사유하며 내 길을 다져가느냐다.

오늘 밤도 조용히 책상에 앉아 붓을 들거나 끄적거려 본다. 불안에 흔들리지 않고 내 안의 단단한 힘을 깨우는 가장 소박하고도 확실한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