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렌드 코리아』는 해마다 대한민국 사회를 해석하는 사회심리 보고서이자, 단순히 유행을 예측하는 책이 아니라 ‘시대의 자화상’을 기록하는 문화 분석 서다. 2023년부터 2026년까지 4년은 특히 격동의 시기였다고 본다.. 팬데믹 이후의 불안, 기술혁신의 가속화, 세대교체, 그리고 감정의 복권까지—소비의 개념이 ‘경제 행위’에서 ‘정체성의 표현’으로 완전히 변해왔다. 이 글에서는 『트렌드 코리아 2023』부터 『트렌드 코리아 2026』까지의 핵심 키워드 변화를 통해, 한국인의 소비정체성의 진화와 사회적 가치 전환의 궤적을 살펴보았다.
트렌드 코리아 2023 — 회복의 심리, 불안한 낙관주의
2023년의 시대 키워드는 ‘래빗 점프(Rabbit Jump)’였다. 팬데믹으로 정지되었던 사회가 다시 달리기 시작한 해였다면 그 달리기에는 불안이 섞여 있었다고 본다. 사람들은 다시 일어서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서, 작은 행복이라도 붙잡으려는 심리에 휩싸였다. 이때 등장한 소비 패턴이 바로 ‘스몰 럭셔리(Small Luxury)’로 보였다. 큰돈을 쓰지 않아도 자신을 위로할 수 있는 소비가 우선이었다. 한 잔의 커피, 향 좋은 디퓨저, 고급스러운 디저트—이 작은 소비는 ‘나는 여전히 괜찮다’는 자기 확신의 브랜드가 되었다.
트렌드 코리아 2024 — 연결의 복귀, 인간으로 돌아가다
2024년의 키워드는 ‘서번트 소비자(Servant Consumer)’와 ‘디지털 휴머니즘(Digital Humanism)’이었다. 기술은 고도화되었지만, 인간은 오히려 피로와 공허를 느끼기도 한 것 같다. AI 챗봇과 자동화 시스템이 일상에 스며들면서 사람들은 효율을 얻었지만, 감정의 공백을 실감도 하면서 말이다. 그 결과 소비자는 “내가 이해받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 보기도 했다.. 브랜드는 제품보다 정서를 팔기 시작했고, 감정 중심의 마케팅이 더 강해 보였다. ‘따뜻함’, ‘위로’, ‘공감’이 브랜드 가치의 핵심이랄까?
트렌드 코리아 2025 — 자율의 시대, 나를 해석하는 소비자

2025년의 핵심 단어는 ‘셀프 큐레이터(Self Curator)’, ‘메타인지 소비’, 그리고 ‘에고노믹스(Egonomics)’였다. AI가 개인화 추천을 넘어서 스스로 소비 패턴을 학습하던 시대, 사람들은 다시 주도권을 되찾으려 했었다. “AI가 대신 선택하는 시대에서, 사람들은 여전히 선택하고 있는가?” 란 질문이 2025년 소비자의 선택을 지배했다. ‘메타인지 소비’는 자신의 감정과 욕망을 스스로 알아차리고 조절하는 태도였다.
트렌드 코리아 2026 — 감정자본의 시대, 인간성의 복권
2026년은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가 예견해 온 흐름의 결장판이라 할 수 있다. 이해보다는 공감, 효율보다는 감정, 기술보다는 인간—모든 가치가 다시 ‘감정자본(Emotional Capital)’으로 받아들여진 것 같다. 감정자본이란 ‘감정을 교환 가능한 자산으로 인식하는 시대정신’을 말하고 있다. 브랜드의 진정성, 인간의 따뜻함, 공감의 경험이 경제적 가치로 인정되는 현상이다.
네 해의 변화 — 소비에서 인간으로
| 연도 | 키워드 | 중심 개념 | 사회적 특징 |
|---|---|---|---|
| 2023 | 래빗 점프, 스몰 럭셔리 | 회복, 자기위로 | 팬데믹 이후 심리적 치유 |
| 2024 | 디지털 휴머니즘, 감정경제 | 감정 복원, 연결 회복 | 인간 중심 회귀 |
| 2025 | 메타인지 소비, 셀프 큐레이션 | 자기 인식, 선택의 자율 | AI와 인간의 공존 |
| 2026 | 감정자본, 자기서사 | 감정의 자산화, 인간 복권 | 감성의 경제학 등장 |
결론 — 트렌드는 결국 인간을 향한다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는 기술이나 산업보다 사람의 마음을 읽어냈다. 2023~2026의 4년은 우리가 얼마나 인간의 감정에 다시 집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본다. 팬데믹이 인간의 ‘연결 본능’을 시험했다면, AI의 발전은 인간의 ‘정체성’을 시험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흐름은 결국 감정으로 연결된 것 같다.
『트렌드 코리아 2026』은 “감정이 곧 자본”이라는 선언을 통해, 인간이 기술과 경제 속에서 마지막으로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일깨웠다. 즉, 트렌드의 미래는 효율이 아니라 공감의 윤리, 속도가 아니라 인간의 깊이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