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37 루시 쿡 《암컷들》을 읽고:남녀의 세계, 그리고 '암컷들'을 통해 돌아본 우리들의 이야기 .남녀의 세계, 그리고 '암컷들'을 통해 돌아본 우리들의 이야기교회를 함께 다니며 아이들을 무릎에 앉히고 성경 이야기를 들려주던 엄마들이 있었다.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책을 읽어주기 시작한 모임이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아이들은 어느덧 훌쩍 자라 독립을 하게 되었고, 이제 그 모임의 성격은 자연스럽게 변모했다. "이제는 우리들이 읽고 싶은 책을 읽자!" 그리하여 시작된 어른들의 독서 모임. 나는 그 따뜻하고 유쾌한 울타리에 뒤늦게 합류한 것이다.우리의 모임이 언제나 엄숙하고 진지한 문학 토론으로만 채워지는 것은 아니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와 아내, 그리고 여성들이 그렇듯 우리에게도 에너지를 충전하는 절대적인 통로가 필요하다. 바로 끝없는 수다다. 여자들은 수다로 스트레스를 .. 2026. 9. 19. <호의에 대하여>호의(好意)라는 이름의 거대한 우주: 김장하 선생님과 문형배 재판관이 건네는 깊은 울림 1. 우연히 마주한 거대한 어른의 뒷모습2023년 11월의 늦가을, 나는 아무런 기대 없이 텔레비전 화면을 켜고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를 틀었다. 평소와 다름없는 무심한 저녁이었다. 하지만 화면 속에서 은은하게 빛나던 한 노인의 노란 우비와 묵묵한 발걸음은 순식간에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화려한 수식어도, 거창한 선언도 없었다. 그저 평생을 한약방을 운영하며 모은 재산을 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포기해야만 하는 학생들에게 아낌없이 내어준 이가 있었다.더욱 놀라운 것은 그가 베푼 은혜의 크기였다. 사회 각층에서 묵묵히 제 몫을 다하는 수많은 인재가 그의 손을 거쳐갔다. 특히 당시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던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헌법재판관으로 엄중한 판결을 내려야 했던 문형배 재판관 역시 김장하 선생님의 장학.. 2026. 9. 18. <<니체의 위버멘쉬>>장사가 안되던 그날, 나는 내 삶의 주인이 되기로 했다 코로나19 이후, 경기는 급속도로 나빠지기 시작했다. 월급쟁이들은 그나마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에 모르겠지만, 오랜 세월 장사로 버텨온 이들에게 요즘은 ‘살아남는 것 자체가 기적’인 무서운 시기이다. 오랜 시간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해 온 나 역시 지금이 영업 인생 통틀어 가장 혹독하고 어두운 최악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하루 종일 가게 문을 열어두어도 상담 고객이 단 한 명도 찾아오지 않는 날이 허다하다. 텅 빈 매장 안에서 손님을 기다리며 한숨 쉬는 것, 그것이 요즘 내 일상의 슬픈 반복이다.1. 한탄과 남 탓을 멈추고 질문을 던지다가게 안에서 손님이 없다고 해서 마냥 멍하니 시간을 흘려보낼 수는 없다. 세상은 이미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소비의 중심축을 완전히 옮겨버렸고, 우리는 그 거대한 변화의 물결 .. 2026. 9. 17. 가을바람과 함께 걷는 강변, 그리고 식물이 들려주는 지구의 비밀:《식물이 바꾼 지구의 역사》 리뷰 책 정보 한눈에 보기도서명: 식물이 바꾼 지구의 역사 (원제: When the Earth Was Green)저자: 라일리 블랙 (미국의 과학 저술가이자 고생물학 연구자)분야: 고생물학, 교양 과학, 생태학핵심 주제: 뼈와 이빨 중심의 진화론 탈피, 지구 생태계의 진짜 설계자인 식물의 역사, 공진화와 인류 농경의 재해석올해 여름은 유난히도 무더웠다. 푹푹 찌는 더위 탓에 엄두도 못 냈던 운동을 다시 시작한 건, 아침저녁으로 옷깃을 스치는 선선한 바람 덕분이었다. 거울에 비친 후덕해진 몸을 이끌고 살랑이는 바람을 따라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삼 남매를 데리고 산책이라도 한번 나가려면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아이들 손을 잡고 챙기느라 바빴고, 겨우 도착한 산책로에서는 "집에 가자"는 아.. 2026. 9. 16. [책 리뷰] 숲은 결코 조용하지 않다: 아이의 질문에 대답하지 못했던 엄마가 숲에서 배운 생명의 대화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마주하는 순간이 있다. 거실 벽지를 도화지 삼아 그림을 그리던 아이가 훌쩍 자라 이제는 세상 모든 것에 호기심을 품고 질문을 쏟아내는 시기 말이다. 우리 집 앞에는 넓고 푸른 황성공원이 있어 아이들과 저녁을 먹고 산책을 가거나 주말이면 어김없이 찾는 소중한 안식처다.어릴 적에는 그저 킥보드를 타고 바람을 가르며 에너지를 발산하기 바빴던 아이들이었다. 하지만 조금씩 크면서 공원의 풍경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고, 그에 비례해 입가에서는 멈추지 않는 질문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엄마, 저기 들리는 소리는 무슨 새야?" "새가 우는 거야, 아니면 기분이 좋아서 소리를 내는 거야?" 벌레 한 마리를 발견해도 지나치는 법이 없다. "이 벌레 이름은 뭐야?", "이 공.. 2026. 9. 16. [도서 리뷰] 론다 번 《시크릿》:서른 살의 시크릿, 그리고 쉰 살에 다시 만난 끌어당김의 힘 박비주 쓰다. .1. 나이마다 다르게 읽히는 책, 그리고 쉰 살의 사유책장 구석에 꽂혀 있던 책 한 권을 다시 꺼내 들었다. 책 제목은 '시크릿'. 30대 시절, 인생의 막막함과 열정 사이에서 우연히 집어 들었던 책이다. 당시의 나에게 이 책은 단순한 성공 지침서나 머나먼 나라의 동화 같은 이야기였다.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돕는다"는 문구는 그저 현실 도피용 위안에 불과했고, 하루하루를 버텨내기 바쁜 직장인이었던 내게는 너무 거창한 이야기처럼 느껴졌다.그리고 세월이 흘러 어느덧 50살이 되었다. 강산이 두 번 바뀌는 동안 삶은 수많은 굴곡을 지나쳐왔고, 거울 속 비친 나의 모습에는 깊은 주름만큼이나 삶의 연륜이 묻어났다. 50살이라는 나이는 참 묘하다. 지나온 과거의 나를 돌아보며 "왜 그때 조금 .. 2026. 9. 15. 이전 1 2 3 4 5 6 7 다음